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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게 무얼 줄거야?

Personality

 

01 궤도를 바꿔서 날아가

친절함 ∣ 내가 네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또 한번 스쳐지나간다. 봄의 기운이라기엔 보다 더 타오르고 있었다. 겨울에도 지지않을 그것은 불이었다. 그가 가진 친절의 형태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이가 필요한 게 있다면 나서서 그것을 메꾸어주는 것. 그렇다고 무턱대고 찾아갈 성정은 되지 못하였다. 다만 당신이 그를 향해 한번이라도 고개를 돌린다면 달려올 것이었다. 거절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은 생각하지만, 당신에게는 어쩔지 모르겠다. 적어도 그는 거절하지 않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단순히 당신에게 빚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다른 이에게 베푸는 마음과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들었다. 마치 자신이 살아있다는 듯, 고동치는 심장 소리와 함께. 살아있음으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01-1 후에 이르기를 그리도 미련할 수 없다고.

희생적 ∣ 그럴 수만 있다면.

  다른 이를 위해서 자신의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많았다. 남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에게는 다른 기준을 세워댔다. 당신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해주고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 꺼리는 일이 있다면 나설 것이다. 누군가 바라는 일이 있다면 양보할 것이다. 자신에게는 당연하고 남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리론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들을 행한다. 가끔은 그의 명예라고도 한다. 분명한 것은 첫번째부터 다섯번째 리론까지 그 누구도 그를 향해 무조건적으로 바스라지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01-2 언제든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서.

무조건적 ∣ 아무런 이유도 필요하지 않지.

 

  모순되게도 늘 당신을 위하였으나 당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종종 의사를 무시하고 행동하기도 했다. 약간의 고집스러움이 일어난 이유는 단순했다. 그가 말하는 '너'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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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르 리론            

Elior Liron

{     Grade 4 │ 14 │ 165cm │ 54kg │ Vulcanus      }

와 마주하는 당신이 존재하겠지만 더 넓게 세상 또한 같이 공존한다. 당신이 잘 되어 그 영향으로 다른 이들도 조금이나마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개의치 않는 것이다. 그는 늘 하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보았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먼 미래를 보았다.

02 원이 아닌 부드러운 호를 그리며

신뢰 ∣ 네가 너이니까.

 

  친구란 이름에 예속되지 않아도 저와 같은 곳에 있는 당신이기에 그는 신뢰를 주었다. 그 신뢰는 거창하게 무언가를 해낼거라, 이루어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곁에 있어주리라 하는 것이었다.

02-1 네가 묻는다면 난 피하지 않을게.

정직함 ∣ 비밀은 없어. 굳이 말하지 않을 뿐이야.

 

  그래서인지 여전히 자신이 가진 것들을 당신이 원하다면 모조리 늘여놓고 있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물론 그가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이 있다면 조금 서투르지만 그것은 지키려 노력한다. 이것과는 다르게 도덕적인 측면에서, 혹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입을 열고 원하는 만큼의 지식을 말해주었다. 말하는 것에 있어도 언제나 이렇게 말하는 것이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진 않을까 생각하며 기준을 둬가며 속삭였다. 그리고 소문 따위가 아닌 늘 자신이 가진 것만을 말하며, 당신 또한 그러겠지 잠깐의 희망을 품고. 사실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다. 대가없는 신뢰는 곧 대가가 필요 없다는 것이기도 하기에.

너를 믿으니까 해내보일게.

  다만 시간이 지나 이제는 알았다. 모든것을 보여주는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어릴적 누군가는 그의 끝없는 동조와 슬픔에 지쳤고 누군가는 부담스러워했다. 또, 그가 감정에 빠져 허우적 댈 때면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것을 감출 수는 없는 것이 그는 여전했다. 하여 자신의 감정을 버리기 시작했다. 애초에 없다면 숨길 이유도 보일 이유도 없었다. 이 간단한 것을 어째서 모르고 있었을까!

  네게 솔직하고자 모든 것을 보이고,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다. 미련하고, 또 미련하고. 아주 한결같은 용이었다. 그럼에도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지저귀는 새와 웃어대는 코코데오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괜찮았냐고 물어볼 것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누군가 뭐라 해도 달라지지 않겠지. 그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며 나아간 방향이니까. 믿지 말라고 해도 그래도 ‘난 너를 믿어’라며 같은 말만 반복할테니까. 그가 언제 지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03 너를 곧게 바라보며

인내심 ∣ 몇번이고 또 기다려.

  그가 가진 인내의 강은 아주 지독하게도 깊었기에. 늘 그랬다. 짧은 시간을 살아왔으니 남은 시간은 많다는 것이 대답이었다. 그 시간들이 아깝지 않느냐 묻는다면 모두 똑같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냐고 되물었다.

  단순히 무언가 일을 하는 것에 조바심을 내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감정의 절제를 뜻하기도 했다. 아카데미에 재학하는 그 모든 시간 동안에 그가 화를 내는 것을 본 이가 있을까? 1학년을 제외하고서 누군가 그의 눈물을 본적이 있었을까? 애초에 그의 발화점은 한없이 높았기에 다른 이들로서는 그의 격한 감정을 볼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감정을 버리고,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인내를 넘어선 감내였다.

누군가 말했다. 그러다 네가 다칠거야.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다치는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라 다행이었다. 나를 배신한다고 해도, 용이란 그럴 수 있는 것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체는 모두가 완전하지 못한 필멸의 존재이다. 그런 존재가 어딘가에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했다. 그러니까, 이해할 수 있다. 해친다고 해도. 미워한다고 해도. 아주 언젠가는 내게 사과를 해줄것이라고. 설령 그러지 못한다면 그런 이유가 있겠지. 그래,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은 자신이 다쳐도 된다는 것의 이해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너에 중점을 맞출 뿐.

04 나는 모든걸 두고 낙하해.

차분함 ∣ 언젠가는 모든게 괜찮아지겠지.

  타오르는 불꽃과 다르게 가까이 다가가면 이미 다 식어버린 것처럼 평온했다. 애초에 불꽃은 없다는 듯이 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았다. 천천히,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과 너를. 더이상 감성도 물밀듯 밀려오지 않았다. 자제했다. 그렇게 신이 나서 뛰어다니다보면 누군가를 방해하고는 했으므로.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와중에도 온전히 즐기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을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무엇을 해야할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해내어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하지만,

그리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 어릴 때와 같이 어둠이 내려앉고 이유없이 즐거워지는 때가 다시 온다면 잠깐만 어울려줘. 금방 괜찮아질게. 너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다시 즐거워질래. 그러니,

나 이제 노래를 부를게.

손뼉을 마주해서

나와 함께 즐겨줘,

내 친구야.

Other

 

01 생일 ∣ 축복을 너에게도 전할 수만 있다면.

 12월 21일. 그날은 지독하게도 밤이 길었다. 눈조차 내리지 않으며 고요한 밤은 오래도록 이어졌고 시계 초침이 다섯을 가리킬 즈음이었지. 알의 껍질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하며 눈 대신 별이 하늘을 수놓던 밤. 축복의 노래가 불려 오던, 아이가 사랑해 마지않는 첫 번째 겨울이었다.
 

02 좌우명 ∣ 목표가 있으면 해내야할텐데.

  달리 이제 환상적인 표현을 적어내지는 못하였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동시에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쭈뼛대며 종이에 적어내린 것은 다음과 같았다.

믿지 못한다면 약한 것이다.

 

03 Like ∣ 좋아하는 것들을 말하면 들어줄거야?

  여전히 첫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책이었다. 만고의 이야깃거리를 모아둔 마치 세상을 여는 열쇠와도 같은 것. 사랑스러운 활자와 그 속에 우물같이 깊은 내용. 나 대신 세상을 날아오르는 수많은 이들과 이어주는 때로는 유일한 것이니까. 이제는 더 넓은 세상이 있건만 무언가 모르는게 있다면 책을 고집했다. 외에는 생크림 케이크, 따뜻한 손, 지문 하나 없는 유리와 작은 보석들, 너의 웃음.
 

04 Hate ∣ 이건 들어주지 않아도 돼.

  아직도 채소는 별로라고 한다. 덜 자란것일까? 하기에는 몇몇 채소는 너무 안먹다보니 먹자마자 구역질을 하더라.

05 취미 ∣ 아니, 별로 많이 안할거야! 조금만 할게.

  더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글쎄, 굳이 알아야할까.

  그래도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은 좋아하더라. 다른 이들에게 쉽게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상상을 덧붙이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담기도 하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적어내린 글들이었다. 더 이상의 환상은 없었다.

  

06 특기 ∣ 입을 크게 벌리면 웃는 표정과 닮아보여.

  혼자 있을 때면 노래를 불렀다. 밤 중에는 모두가 자기에 작은 목소리로 불렀지만, 꽤 기숙사에서 떨어져 나왔다 싶으면 마음껏 불렀다. 어렸을 때보다도 더 강한 목소리로. 더 담담했지만 그렇기에 더 서글퍼진 목소리로. 

  아주 신이 날 때에도 가끔씩 흥얼거리고는 했지만 옛적과 같이 흥을 담아 부르지는 못하였다.

07 가족 ∣ 우리 리론은 아주 소중한 용들이지.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는 없으며 2남2녀의 남매 또한 나이차가 좁지 않아 그런지 싸우는 일도 적었다. 모두가 미(美)를 사랑했으나 그것이 외형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고, 가장 특징적인 점은 모두가 노래를 좋아한 것이다. 언젠가는 사남매가 모여 작은 뮤지컬을 꾸리고는 부모님의 생일 날에 보여줄정도로. 백금색 혹은 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하얀색 혹은 검은색의 뿔을 가져 그 모습이 꽤 조화로웠더라.

  놀랍게도 가족 구성원 모두가 불의 용으로서 태어나서, 세상을 배워가는 아주 어릴 적부터 모두가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농담을 해. 우리가 가진 모든 불꽃이, 빛이, 다른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될지언정 위협은 되지 않기를 바라며. 평화를 논하는 강력한 불의 용들이었다, 리론이라는 것들은.

 

  • 가장 당찬 ∣ 니라즈 리론 

  방학 때 조금 아프셨는데 괜찮아. 이제는 리론 중에서 가장 건강하시거든.

 

  • 가장 자애로운 ∣ 누르 리론

  오늘은 또 뭘 만들어오셨을까 기대돼. 예전에 목걸이를 만들어 줬었거든.

 

  • 가장 활기찬 ∣ 루시아 리론

  이제 좀 차분해질 때가 됐지 않아? 나는 정말. 불의 용이란 자각이 있어야지!

 

  • 가장 차분한 ∣ 루시오 리론

  봐, 루시아는 루시오를 본받을 필요가 있어.

 

  • 가장 똑똑한 ∣ 크레시미르 리론

  언니는 늘 좋아. 궁금한건 다물어보면 대답해주고. 또, 상냥하니까.

 

  • 가장 조그마한 ∣ 엘리오르 리론

  아직도 작다니, 더 커서 돌아올테니까.
 

08 말투 ∣ 오늘은 해줄 이야깃거리가 없는데.

  목소리는 높지만, 그것이 방정맞지 않고 늘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언제나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낭송하는 투가 목소리에 붙었고 이는 무의식적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늘 무언가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기에 말이 곧바로 나오지는 않고 언제나 텀을 두고 입을 열어 보였다. 시간이 지나서인지 목소리가 날이 갈 수록 맑아졌다.

  자신보다 높은 이에게는 늘 꼬박꼬박 존대를 지켰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가면서까지 예의를 지키고자 노력했다.
 

09 습관 ∣ 아니, 이제는 아니야.

  감추려들기 전에 살짝씩 감정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습관이었다. 곧이어 얼마 되지 않아 완벽히 감추고 버려버렸지만. 그래도 기쁜 감정은 굳이 숨기려들지 않았다. 어릴 때와 같이 부산스럽지는 않았지만 표정과 손이 다 말해주었다.

10 재능 ∣ 흔하지만 소중한 시간이 될 거야.

  기억력이 좋았다. 때로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기도 했고, 때로는 너와 내가 함께했던 찰나이기도 했다. 구체적인 것들까지 다 기억해내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조금의 힌트만 줘도 아, 그거! 하며 바로 알아챌 것이다.


 

11 일기 ∣ 이런 생각을 했어. 나는.

  그의 일기를 살펴보면은 하루동안 무엇을 했는지 외에도 잡스러운 생각까지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아주 부정적인 것도 있었고 긍정적인 것도 있었다. 일기만큼은 개인적인 모든걸 담았고 그곳에 한번 적은 것은 절대 잊지 않거나, 영영 잊거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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