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메뉴판.png
로고 벡터.png

이제 그런거, 신경쓰지 않아.

Personality

 

일럼 로드리고의 휴고 마틴은 1학년 속성 수업을 미진한 성적으로 끝마치고 난 뒤 부터, 호수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있는 시간이 늘었다. 맑은 하늘 아래 풀벌레와 새 우는 소리만이 스치는 조용한 호수에 몸을 띄우고 물 흐름 따라 흘러다니다보면 마음의 평화는 무슨, 연신 흠칫 거리다가 이내 가라앉고 마는 것이다. 파도가 치는 바다도, 흐르는 강물도 아닌 그저 잔잔한 호수일 뿐이건만, 바람결에 일렁이는 물결에도 몸이 빳빳해지는 뻐신 성질머리를 어찌해야 할까. 

 

14살의 휴고는 막연하게 어렵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그 생경한 감각이, 무언가가 자신을 흔들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거부감이었음을 이제는 알았다. 수업을 거듭하며 고차원적인 마법에 접근해 감에 따라, 유연하면서도 억센 그 흐름속에서 기어코 직선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버리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본인도 알고, 담당 교수님도 알고, 주변 학생들도 알아차릴 정도로 처절하게 물과 줄다리기를 해온 나날이었지..휴고는 자신이 물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든 잘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라도 물의 흐름에 익숙해지고자 매일같이 호수 위에 제 몸을 둥둥 띄우고 있지만, 여전히 잘 되지 않는 듯 하다. 휴고의 기본적인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속성 마법은 어느정도 포기하고 역사학을 전공으로 밀고 나가야 하나, 아니면 약하더라도 다른 속성 마법을 시도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휴고는 자신을 조금 다져보기로 했다. 의식적으로 무르게 행동하고, 상황에 자신을 맡겨보고, 가끔씩은 충동에 몸을 던지기도 하면서. 그 결과 14살의 휴고는 이전보다 조금 더 자주 웃고, 솔직해졌으며, 가끔씩은 짓궂게 굴 줄도 알았다. 얼굴이 딱딱하게 생겨먹은건 어쩔 수 없었지만.. 주변 어른들 눈에는 빠르게 철이 든 줄 알았던 녀석이 나이를 먹을수록 역성장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휴고의 부모는 오히려 아이가 자신에게 솔직해졌음에 기뻐했다. 

휴고 마틴             

Hugo Martin

{     Grade 4 │ 14 │ 174cm │ 평균 +2 │ Pontus      }

물 휴고.PNG

Other

  • 무던한 얼굴 뒤로 노력을 많이 했다. 나무 껍질, 풀내음, 종이책 냄새 따위가 스치던 아이는 이제 물내음을 풍기고 다닌다. 그 어떤 속성 마법들 중 건조 마법을 가장 잘 쓰는 덕에 물을 뚝뚝 흘리고 다니지는 않지만, 몇시간이고 물에 절어있던 내음마저 날려버릴 수는 없던 탓이다. 

 

 

  • 생일은 새해가 밝고 열 다섯밤 뒤. 언제나 겨울 방학 이었기에, 생일은 늘 고향에 내려가 가족과 함께 지낸다.

 

  • 자연학과 속성 마법보다는 역사학과 신학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어왔다. 마법의 응용력은 좋으나, 컨트롤이 미숙하다. 고집이 강한 성질머리가 문제지..

 

  • 재능은 없지만, 남몰래,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고 있다. 수도에서 들었던 피아노 연주가 인상깊었던 탓이다. 침대와 책상, 책장 만이 있던 버석한 본가 휴고의 방에 초심자용 피아노를 들여 주며 부모님이 어찌나 이상한 표정을 짓던지.

00:00 / 03:43
bottom of page